밍글스, 청담동, 2016.12.17
파리의 기사부아
뉴욕의 피터루거
뉴욕의 일레븐 메디슨 파크에 이은
나의 네번째 미슐랭 레스토랑
남편 생일을 일주일 먼저 기념하기 위해 찾은 밍글스
예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미슐랭 원스타로 선정되어
어렵사리 예약했다
2016년 12월 17일 디너 첫번째 손님인 기념으로 한컷
2016년 겨울의 디너코스
시그니처 코스
우리는 시그니처 코스와 시그니처 페어링을 선택
시그니처 페어링은 와인과 전통주가 섞인 페어링이다
기대감을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정갈한 세팅
전통주 칵테일 식전주와 물티슈
퓨전 한식답게 그릇 하나하나 신경쓴게 왠지 설렌다 +_+
시트러스가 들어간 죽과 두부튀김
생쌀 디피도 왠지 멋져보임...
단품으로 먹어도 맛있고, 요리와도 잘 어울렸던 샴페인
참고하려고 찍었다 ㅎㅎ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렵겠지 ㅠㅠ
식초에 절인 굴
밍글스 대표선수 중 하나인 계란찜
계란껍질을 그릇으로 쓰는건 어떻게 하는거에요..?
굴 먹고 반드시 입을 헹구고 먹어야 한다!
아래에 장이 깔려있어서, 푹 퍼먹으니 내가 알던 그맛이 아니었던 계란찜
내가 "이런 육회라면 매일도 먹겠다"고 감탄했던 한입육회+캐비어
마, 더덕, 관자에 흑임자를 뿌린 요리
함께한 전통주는 예담
여기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호박엿 향이 나고, 장 맛이 나는 단 술이라는 소믈리에의 설명이 정확했던 한산소곡주
전복죽과 또다른 밍글스의 대표선수 김부각
전복 내장젖이 올려진 김부각의 풍미에 감탄 *_*
첫 화이트와인
꽤 밍밍한 맛이라 요리와의 마리아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새우머리튀김과 데친 새우 몸통
한입만두와 새우 꼬리를 돼지감자 육수에 적셔 먹는다
순서는 새우몸통->만두->새우꼬리->새우머리 순이었는데,
새우몸통을 먹으며 와인을 한입 머금자 비린내에 인상이 저절로 찌푸러졌다
만두와 꼬리와는 나름 잘 어울렸는데, 머리튀김의 임팩트에는 전혀 힘을 못써서 아쉬웠던 페어링
Pouilly-Fuisse 2013
두번째 화이트와인은 코스 중 마셨던 와인 중 제일 괜찮았다
붕장어튀김과 파스타면 아래에 숨은 나물무침
남편이 최고로 꼽은 요리
외국인들이 제너럴하게 먹을 수 있는 나물무침으로 승부한게 좋았단다
메인과 함께할 레드와인
바나나식초와 함께한 오이소르베
이전 맛이 신기할 정도로 깔끔하게 지워져서 놀랐음
남편은 이래서 비누향에 오이를 넣는구나 하고 말할 정도였다 ㅋㅋ
남편이 선택한 한우안심 스테이크
미디움레어로 구워진 고기, 고구마 퓨레, 푸아그라가 들어간 소스까지
음식 하나하나가 잘 어울리고 아주 맛있었던 요리
내가 선택한 무나물밥이 올라간 반상
남편이 육수가 자신이 먹어본 무국 중에서 최고로 깔끔하다며 감탄한 양지 무국
서로의 음식을 한입씩 나눠 먹고 남편과 바꿔먹었다 ㅋㅋ
외국인이라면 좋아하겠지만, 한국사람이라면 굳이 이 메뉴를 먹을 필요는 없을듯
반찬들이 전부 평타 이상이긴 한데, 메인 반찬이 없어서 왠지 아쉬움 ㅋㅋㅋ
오픈키친으로 보이는 강민구 쉐프님
식후주는 세개 중 선택
추천을 부탁했더니
장트리오는 마데이라, 도라지 배 소르베에는 포르토가 어울린다고 하여 그대로 주문했다
막간을 이용한 홍시샤벳과 당근케익
나의 식후주
세번째 대표메뉴 장트리오
된장과 간장으로 만든 크렘뷜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올라가고
그 위에 고추장 가니쉬가 올라간다
난 너무 창의적이던데 남편은 뻔한 맛이었단다 ㅡㅡ
도라지 배 소르베
이게 더 뻔한 맛이었어 이사람아~~
프릳츠 커피로 마무리
약과, 단호박 주악 등 한과 베이스의 쁘띠푸르
서울의 첫 미슐랭 레스토랑 중 하나로 선정된 밍글스
솔직한 느낌은, 기대를 너무해서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것이다
레스토랑 분위기와 에피타이저는 근사했지만,
뉴욕 쓰리스타인 EMP의 와인페어링과 비교하면 엉망이었던 베버리지 페어링에 충격
차라리 전통주 페어링이 더 어울렸을거 같다
평범했던 메인요리도 아쉬웠고,
150,000원이라는 가격에 걸맞는 최상급 재료를 썼는지,
한상차림이 시그니처인 한식을 꼭 코스로 만들어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남편은 나오면서 하동관 곰탕 한그릇이 생각났다고 ㅋㅋ
사실 우리가 손꼽는 한국 맛집은 얼마든지 많은데,
미슐랭 심사위원들이 한국 요리에 대해 무얼 안다고 감히 서울의 식당을 평가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내년 버켓리스트로 '미슐랭 식당 다섯군데 방문하기'를 정했는데
한국 미슐랭 말고 다른나라 미슐랭을 방문해야 할듯...?
외국여행이 불가하여 그냥 이루지 못할 꿈이려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