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이야기 흐름 끊기는게 싫어서 시리즈물 안보는 내가 정주행한 몇 안되는 드라마 중 하나.
작년 이맘때 보기 시작해서 전남친이랑 헤어지면서 손 놨다가 최근 다이어트 시작하면서 집에서 런닝머신으로 걸으면서 드디어 완주했다.
보기 전에 옆에 과장님이 내 나이 때 반드시 봐야하는 드라마라고 초초초초강추했었는데, 작년에 보면서도 느꼈지만 결혼준비하는 지금 보니 역시나 진짜 현실적이고 공감이 가는 드라마다.
인물과 상황 하나하나가 아주그냥 허투루 설정한게 하나두 읎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주옥같은 명대사들도 그렇고 배우들 연기도 다 맘에 든다!
개인적으론 혜진과 도현 커플이 재결합하길 바랬는데 넘 현실적으로 끝난 부분이 좀 아쉽지만...
나머지 사람들이 다 해피엔딩이니까 ㅎㅎ
어렸을 때는 미즈넷에서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폭로전에 결혼 어찌하냐며 지레 겁을 먹었고, 나이가 들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결혼 직전 파혼하는 경우도 솔찬히 있고 전혀 예상 못했던 이혼소식에 경악할 때도 있었다.
실제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우결수>에 등장하는 갈등 정도는 상당히 양호한 편.
다행히 우리 커플은 아직까지 당사자들 사이에서도 큰 다툼 없고, 서로의 집에서도 좋아라 하시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스무살에 결혼을 하겠다고 생각했고, 스무살이 지난 다음엔 무조건 빨리 결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던 사람과의 결혼을 '밀어붙일' 기회도 있었다.
만약 내가 스물다섯, 스물여덟살에 결혼했더라면 지금처럼 행복하고 안정된 상태로 준비할 수 있었을까?
당시의 나는 천방지축이었고, 아마 제멋대로인 나로 인해 관계가 틀어지고 어찌어찌 결혼에 골인했더라도 이후의 부부생활이 심히 어려워졌을테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조심해야할 부분들에 대해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한 결과 탱쿤을 만난 시기에는 모난 부분들이 많이 깎이고 다듬어진 상태였지만, 아직도 나는 자유로운 영혼에 열받으면 물불 안가리고 독설을 쏟아내는 연약한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의 모습까지 감싸안아 줄 수 있는 right person, 그 사람과 하나가 될 수 있는 right time은 반드시 있다는거!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결혼 관련 어록 중에 가장 맘에 드는 표현은 "결혼 준비는 우주선이 지구에 착륙하는 과정과 같아서 땅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절대 긴장을 늦추면 안되고, 각도가 단 1도만 틀어져도 그대로 우주 밖으로 튕겨져나가 우주미아가 되어버린다"는 것.
나름 물 흐르듯 수월하다는 우리마저도 양가 부모님들 사이에서 챙기고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정말 많은 대화와 지혜가 필요한걸로 봐서 "될대로 되라"라는 마인드로는 절대 이룰수 없고 설사 성공하더라도 유지할 수 없는게 결혼인 것 같다.
지금까지 잘해왔듯이, 앞으로도 잘해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