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

D-128, 건강검진, 세브란스 체크업

보른 2014. 5. 8. 22:56

예비부부 대상으로 거주하는 구청에서 무료로 건강검진 해준다는 정보를 듣고 보건소 갈 날짜만 꼽고 있던 중, 울어무이께서 탱쿤이 식중독으로 일주일 고생하고 역류성식도염땜에 소화가 잘 안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건강검진 예약을 잡아주셨다.

내가 아무리 엄마 병원에서 건강검진 받겠다고 떼를 써도 직원가족 할인시즌에 하자는 둥, 넌 재작년에 회사에서 한거 있으니까 그걸로 대체하자는 둥 이핑계 저핑계 대더니....

산전검진 하겠다고 할 때조차 "나는 그런거 안하고 너 낳았다~"라며 풍진 예방접종따윈 필요없다더니....

사위 아프다는 얘기엔 이리도 빠르게 반응...?

사실 탱쿤은 하반기에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음에도 울엄마의 불타는 사위사랑에 휘말림 ㅋㅋㅋㅋㅋ

마침 어버이날 신혼집 잔금때문에 우리 둘 다 하루 휴가를 낸 차에, 엄마찬스로 전날 예약하고 다음날 바로 검진&상담까지 끝내버리는 속성코스를 밟을 수 있었다.

 

휴가지만 늦잠잘 겨를도 없이 7시에 검진센터에 도착.

우리가 받은건 예비부부 검진 : http://sev.iseverance.com/health/health_reserve/health_report/couple/

병아리장금이가 아기는 마음먹은대로 생기지 않는다며, 나중에 정작 아이를 원할 때 문제 발견해서 치료하는 동안 자녀계획이 늦어질 수 있다고 부인과 검진도 꼭꼭 미리 받아놓으라고 신신당부했기에 여선생님이 있는 산부인과 알아보는 중이었는데 마침 아주 좋으신 여교수님께 진료받을 수 있었다 :)

자연분만의 경우에는 관계없지만 재왕절개 시에는 까다로운 내 몸의 특징에 대해서 앞으로 임신, 출산할 때 담당의사에게 꼭 주지시키라고 알려주심.

 

검진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신혼집 잔금 치르러 갔다가, 주인집이 이사하고 너덜너덜해진 '오늘부터 우리집' 한번 들렀다, 도배집에서 벽지 고르고, 어머님이 강추하신 연희동 청송 함흥냉면 흡입한 뒤 오후에 검진 결과들으러 다시 검진센터로 back.

새벽부터 큰 일을 줄줄이 치룬 탱쿤은 상담 받으면서 꾸벅꾸벅 ㅋㅋㅋ

검사 결과가 다 나오진 않았는데, 까놓고 보니 탱쿤보다 내 건강이 더 위험한 상태 ㄷㄷㄷㄷ

위염도 내가 더 심하고, 갑상선엔 작은 물혹까지 ㅠㅠ

하지만 딸에겐 역시 냉정한 울엄마... 세상사람 다 그정도 혹은 달고 산다며 -_-

 

나와 탱쿤은 울엄마 극성 덕분에 대형 검진센터를 이용했지만, 기본적인 건강검진은 보건소 무료진료로도 충분히 커버될 것 같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실제로 예비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은 우리 뿐이었고, 검진대상자 대부분이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출두하신 듯한 노부부셨음)

예비신부는 2세 계획이 언제든 낳을 생각이 있다면 결혼 전 부인과 검진을 받아놓는 걸 추천!

 

 

 

 

+ 검사 결과 우리는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인한 가벼운 잔병(?) 외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지만, 혈액검사에서 매독과 에이즈에 양성반응이 나와 결혼을 취소하는 커플이 적지 않다고 한다.

매독이라는 병이 타액과 수혈로도 전염이 가능한 질병이라지만 완치가 어렵고, 자녀에게 선천성 매독이라는 고통을 짊어지게 할 뿐 아니라 참 많은 상상력을 발휘시켜 서로간의 신뢰를 무너지게 하다보니, 당사자 본인과 부모님이 이런 문제에 초연한게 아닌 이상 결혼이 결정되면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하는 일이 건강검진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