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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F

D-195, 상견례, 청담동 스시효

부모님 뵙기도 전에 결혼식장부터 잡았던 우리.

어려운 자리에서 예민한 일을 상의하지 않기 때문에 상견례 전에 식장 먼저 잡는게 요즘 추세라고는 해도

각자 집에 정식으로 인사도 드리지 않은 상태였기에 결혼을 추진하면서 주위에서 불효 소리를 겁내 들었었고....

양가 부모님께서 대인배이셨기에 망정이지 사실 파토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ㅠㅠ

 

2월 첫째주에 홍영재 청국장에서 탱쿤이 우리집에 인사,

그 다음 주에 동춘홍에서 내가 탱쿤네 인사,

다행히도 양가에서 예비가족을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고 드디어 3월 2일 일요일 상견례!

 

울엄니는 무난하게 한정식이 어떻겠냐고 하셨지만,

어머님이 요리를 너무 잘하시다보니 한식은 돈내고 먹기 아깝다는 시댁 쪽 분위기에

자기가 계산하는 식사이니 기왕이면 본인이 먹고 싶은 메뉴로 했으면 좋겠다는 탱쿤의 의견을 존중하여 일식으로 결정~

내 동생도 회 하면 껌뻑 죽고 울가족중에 딱히 일본음식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에 바로 콜 ㅋㅋ

 

강남에서 상견례 할만한 일식집 중 오크우드 호텔이 괜찮다길래 건의했다가 탱쿤한테 바로 까임;;;

이남자, 검소한 짠돌이라고 생각했는데 눈은 엄청 높다 @_@

 

결국 탱쿤이 선택한 장소는 청담동 스시효.

나는 전혀 몰랐는데, 스시효는 <미스터 초밥왕>에 한국을 대표하는 초밥 장인으로 출연했던 안효주 쉐프님이 계신 곳이었다!

일식 매니아이자 일본만화 오타쿠인 탱쿤과 마이씨스타는 이미 알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

 

제일 안쪽 방이었음에도 바로 바깥에 테이블이 있어서 예상보다 시끄러웠다는 것 빼고는

음식도 전반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이었고, 서비스도 흠 잡을 곳이 없었고, 무엇보다 런치코스가 있어서 가격이 매우 훈늉했음 ㅎㅎ

상견례이니 제일 조용한 방을 부탁했는데, 스시효는 아무래도 다찌 중심이다보니 룸은 그냥 구색 맞추기 위해 만들어 놓은 듯~

조용하고 고상한 상견례를 원한다면 추천은 그닥-

일본식 정원에서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고급 일식집은 아무래도 가격의 압박이........

 

우리야 어머님께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셔서 어색하지 않고 화기애애한 자리가 되었고, 원체 맛난거 좋아하는 나는 대만족~

부장님 본부장님과 식사할 때도 저언혀 긴장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나이기에 상견례 당시에는 즐거웠으나

식사를 마치고 탱쿤과 데이트 하려고보니 우리 둘 다 녹초 ㅋㅋㅋㅋ

역시 만만한 자리는 아니었나보다 ㅜㅅㅠ

 

그래도 또 하나의 큰 산을 수월하게 넘은 우리!

남은 날들도 술술술술 풀리겠지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