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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F

D-93, 데이트스냅 촬영@과천 현대미술관, 애브뉴준오+러브인스토리

야심차게 준비한 장기프로젝트 데이트스냅, 그 리얼 스토오리.

 

 

 

1. 먼저 잘한 것부터~

 

- 장소

처음에 선택했던 장소는 올림픽 공원이었다.

뭔가 자연 속에서 로맨틱한 야외 결혼식 분위기를 내고 싶었달까 ㅎㅎ

그러나 올림픽공원은 하도 많이 가서 잘 나오는 스팟을 다 알지만 찍는 사람 입장에서 좀 지루하기 때문에 둘만의 추억이 묻어있는 장소에서 찍는게 좋겠다는 대표님의 의견을 수렴하여 색다른 장소를 고르기 시작.

탱쿤은 첫 여행지였던 가평 오버더마운틴 팬션을 가고 싶다고 했지만 난 먼 거리와 출장비가 걱정됐고 @_@

사귀기 전에 탱쿤이 나를 델꼬 나갔던 헤이리도 물망에 올랐다가~

 

탱쿤이 자연과 실내를 조화롭게 찍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고, 대표님도 꼭 한번 출사 나가보고 싶으셨다는 과천 현대미술관으로 최종 결정!

전화로 문의했을 땐 촬영 가능한 전시관과 불가한 전시관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직접 오면 어디서 촬영가능한지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막상 갔더니 다 안된다며 ㅡ,.ㅡ

아마 핸펀사진만 가능한걸 촬영이 가능하다고 잘못 안내한듯 하다.

하지만 밖에도 조형물이 워낙 많아서 다채로운 분위기에서 찍을수 있었기에 장소는 대만족!

촬영하는데 지나가는 초딩들이 "야 뽀뽀한다 뽀뽀해!!!!!!!"라며 소리질러서 부크럽고 ///////////

그래도 주위 분들이 비웃지않고 부러워하고 응원해주셔서 쭈뼛거리면서도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 ^^

 

 

- 의상

우리가 계속 원했던게 정교하게 계획된 무심한 쉬크함이었기에 참고한 세련되고 은근한 커플룩의 정석, 올리비아 팔레르모와 요하네스 휴블~~

 

 

 

물론 그들과 우리 사이엔 넘사벽이 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 데이트스냅을 구상할 때 의상은 너훌너훌한 레이스 원피스 한벌, 아나운서 스탈의 모던한 원피스 한벌로 흰 옷만 입으려고 했는데-

미적 감각 충만하신 탱쿤이 그러면 의상의 반전이 없다며 전혀 다른 느낌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여 무난한 레이스 원피스에 전형적이지 않은 캐쥬얼을 입기로 했다.

탱쿤 역시 댄디한 스타일과 더불어 캐쥬얼 컨셉으로 맞췄고.

 

의상 때문에 얼마나 고민을 했던지, 흰 원피스에 빨간 플랫슈즈 + 와인색 셔츠에 베이지색 베스트와 갈색 로퍼 vs 청자켓과 네이비 핫팬츠 + 그레이 니트와 곤색 면바지까지 철저하게 계산되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파주아울렛, 여주아울렛, 신세계 강남, 가로수길 파슨스까지 거쳐 아이템 모으는데만 석달은 걸린듯;;;

동대문에서 일하는 훼셔니스타 사촌언니까지 동원하여 귀걸이, 팔찌 등 악세사리 하나하나 다 챙기고 ㄷㄷ

덕분에 뻔한 셀프웨딩의 느낌 없이 정말 말 그대로의 데이트스냅이 된 것 같다.

 

 

- 스냅업체

친한 사람이 찍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원했기에 원래는 사진에 취미가 있는 회사동기 오빠에게 부탁하려고 했었다.

러브인스토리에 본식스냅을 맡겼을 때 대표님이 나의 절절한 사연에 감동받으셔서 직접 데이트스냅을 선물해주시기로!

역시 내가 5년간 기다려온 이인재 대표님 ㅠㅠ

구도도, 분위기도, 느낌도 완벽해서 탱쿤도 완전 맘에 들어하고, 보는 사람마다 사진 너무 예쁘다며 난리였다 >_<

이날 과천 현대미술관은 첫 출사라며 실장님 한분도 같이 오셔서 파파라치컷도 찍어주시고~

보통 데이트스냅을 1000장 좀 넘게 찍는다는데 우린 두분이 3000장 넘게 찍어주심 ㄷㄷㄷㄷ

 

 

- 네일

전형적인 화이트 프렌치에 연하게 은색 글리터로 포인트 주고 스톤을 살짝 박았는데 딱 내가 원한대로 나와서 뿌듯했다.

 

 

최대한 심플하고 깨끗한 느낌으로 가려고 네일샵 실장님이 포인트에 글리터 번쩍거리게 덧바르려는 것도 만류하고 ㅋㅋㅋ

스톤은 넘 예뻤는데 막상 사진엔 나오지도 않음 ㅋㅋㅋㅋㅋ 걍 자기만족;;;

 

손톱이 워낙 약해서 젤네일은 죽어도 안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스냅 촬영 땜에 한번 해봤다.

손톱 상할까 걱정되서 촬영 끝나고 1주일만에 바로 지움!

프렌치는 젤네일이라도 4일이 수명이더라.....

 

 

- 날씨

이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 아니었지만 엄청 마음 졸였다.

내내 날씨가 좋다가 우리가 촬영한다는 날만 비가 와서 실제로 한번 일정을 변경했고, 촬영 당일날도 오후 3시 촬영으로 잡아놨다가 오후에 소나기가 내린다고 해서 오전 11시로 전날 급 변경....

전날밤에도 구름이라는 일기예보를 비웃듯이 하늘에 구멍난 것처럼 비가 쏟아지길래 당일 새벽에라도 스케줄 취소해야겠다고 마음 단디 먹었었고, 실제로 탱쿤은 걱정에 휩싸여 새벽 3시 반에 비가 그치는걸 확인하고서야 잠이 들었단다.

사실 이번에도 또 촬영을 취소하게 되면 그 다음주엔 뉴욕 출장, 다담주부터는 장마 시작, 장마 이후에는 무더위로 야외촬영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룰래야 미룰 수도 없었고....

다행히 비가 내린 직후라 별로 덥지도 않고, 풍경도 넘 깨끗하고, 햇빛도 좋을 뿐 아니라 적당히 구름도 있어서 예쁜 사진이 나왔다 ㅠㅠ

 

 

 

 

2. 잘못한 것

 

- 메이크업&헤어

내가 완전 미스한 부분....

메이크업이든 헤어든,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면 반드시 실무자에게 사진을 가져가서 보여주고 요구해야한다.

나는 상담실장한테 사진 다 보여주면서 설명해놔서 당연히 내가 생각한 스탈로 나올 줄 알았는데 내부적으로 전혀 전달이 안됐다.

실제로 내 머리랑 메이크업을 만지는 사람들에게 직접 보여주면서 얘기하지 않으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오더라.

 

나는 흰 레이스 원피스에 어울리는 내츄럴한 반머리를 원했는데 "반머리세요?"하길래 무조건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말만 했더니 소공녀머리를 만들어 놓음 ㄷㄷㄷ

내가 보기엔 이게 아닌데 헤어 실장님은 이렇게밖에 안된다고 하고, 탱쿤과 플래너는 예쁘다고 해서 '그런가..?'하고 샵을 나섰건만 촬영장소에서 만난 사촌언니의 "너 왤케 나이들어 보이니?"라는 첫마디에 분노 대폭발 ㅡㅡ

심지어 울 사촌언니는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솔직히 남자친구가 더 멋지다"라면서 돌직구 날리고 ㅋㅋㅋㅋㅋㅋ

촬영 내내 탱쿤한테 "내 머리 이상하지 않아? 나 머리 완전 이상한거 같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며 왕짜증을 냄.

헤어 실장님이 머리 모양 바꾸면서 앞머리 절대 건들지 말랬는데, 너무 속상해서 결국 두번째 의상에선 원래 계획이었던 포니테일도 못하고 그냥 앞머리 넘긴 반머리로 찍고, 마지막 미니드레스 때는 올빽으로 넘긴 똥머리로 촬영 -ㅅ-

거의 본인이 느끼는게 맞고, 아무리 이상해도 본인 맘에 들면 장땡이다.

 

메이크업도 원래 하려던 분이 아니고 막판에 플래너가 상담실장이랑 상의해서 다른 원장님으로 바꿨다고 거의 통보 식으로 얘기해서 맘에 안들었는데 최지우 등 연예인 전담하시는 분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걍 냅뒀다.

역시나 난 자연스러운 화장을 원했지만 너무 진하게 해놔서 마음에 안들었으나 우짜노... 미용실에서 나가야 하는 시간인데 ㅠㅠ

야외촬영이라 그정도로 또렷하게 안했으면 사진이 안나왔을거 같기도 하지만 클로즈업 해놓은 사진 보면 속눈썹 붙인거 너무 티나고 뭐 여러모로 만족스럽진 않았다.

본식 때는 원래 하려고 했던 분으로 바꿀 계획.

 

 

- 소품 & 메이크오버 비품 

처음에 상담할 때 부케, 돗자리 등을 스냅업체에서 빌려주겠다고 하셔서 가렌드랑 풍선을 할까말까 하다가 넘 뻔한 컨셉인거 같아서 암것도 안챙겼다가 촬영날엔 아무도, 암것도 안갖고 왔다.

대표님이 소품을 가져오겠다고 하신걸 까맣게 잊으신듯 ㅎㅎ

아무 생각없이 들고간 밀짚모자를 깨알소품으로 썼기에 망정이지, 무슨 신부가 용감하게 부케도 없이 ㄷㄷㄷ

 

촬영 도우미를 사촌언니에게 부탁해서 중간에 의상 갈아입고 헤어스타일 바꿀 소품이나 메이크업 수정 도구도 당연히 언니가 챙겨오겠거니 했는데 언니는 전날 과도한 음주로 몸만이라도 와준거에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스프레이도 꼬리빗도 심지어 파우더도 없이 촬영한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직접 챙기지 않는건 촬영 직전에 전화상으로 다시 한번 컨펌을 했어야 했어....

이것도 그냥 내탓이오- ㅠㅠ

 

 

 

3. 촬영 후기

 

촬영 다음날, 블로그에 사진 올리셨다는 연락을 받고 홈페이지로 들어갔는데 메인화면의 여자 귀걸이가 나랑 똑같네~ 하고 보는데 뭐여... 나여????????

나 러브인스토리 메인화면에 뜬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단 지금은)

사실 말도 안되게 잘 나왔고, 대표님이 늠 이쁘게 고쳐주시긴 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원본의 실상은 뽈록한 똥배, 실한 종아리알......

나 도대체 왜 살 안뺀거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데이트스냅 : http://blog.naver.com/104lij/220028613449

육덕진 나의 하체, 자연미 터지는 내 표정, 탱쿤이 내 얼굴을 구슬아 구슬아 하며 쓰다듬는 몽달보른컷 등 몇개의 빵터지는 사진들이 있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

대표님의 작가정신을 존중하기에 딱히 내려달라고 하진 않음 ㅎㅎㅎㅎㅎ

 

본래 셀프웨딩이나 데이트스냅 같은 자연스러움이 관건인 사진은 남자가 어색해해서 우스꽝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탱쿤이 정말 열심히 웃어준 덕분에 따뜻한 느낌의 사진이 많이 나온 것 같다.

탱쿤과 같은 부서인 동기언니가 원래 이렇게 잘웃는 사람이었냐고 할 정도로~

고마워요 탱쿤 ㅠㅠ

 

결국 웨딩 사진의 완성도는 의상도, 몸매도, 컨셉도 아닌 정말 둘이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하트뿅뿅한 분위기로 결정된다는게 결론!

그 관점에서 봤을 땐 10점 만점에 10점 주고 싶었던 촬영이었다 :D

 

 

 

 

 

+ 인화할 50장 셀렉

러브인스토리 대표님과 실장님이 열과 성을 다해서 찍어주신 5천장이 넘는 원본 중에 50장 추리기...

당연히 5천장이 다 잘나온건 아니지만, 초반 걷는 씬에서 내가 너무 팔자로 걸어서 건질게 거의 없어서 아쉬움 ㅠㅠ

 

최종 50장엔 들지 못한 B컷 몇 장 투척.

 

 

 

대표님이 우리를 찍으시는 동안 실장님은 따라다니면서 파파라치 컨셉으로 찍어주심- 

 

 

 

공중부양 탱쿤 ㅋㅋㅋ

잘 나오긴 했는데 작위적인 설정샷이라 인화는 안하기로

 

 

 

구도도 좋고 표정도 좋으나 비슷한 사진이 있어서 포기~

 

 

 

러브인스토리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LOVE 손모양의 비하인드 컷

 

 

 

 

 

그리고 탱쿤이 세장을 꼽아도 그 안에 들어간다는 명장면-

 

 

에도 막부 말기-

그 존재가 너무도 두려워 역사서에 기록조차 되지 않은 인물이 있었다.

장대한 기골과 장정을 단칼에 베어버리는 실력으로 일본 사무라이계를 평정한 조선에서 건너온 여검객.

산적들에게 괴롭힘 당하던 작은 마을을 구하고 100대 1의 전설을 남긴 후 떠나려는 그녀에게 촌장은 물었다.

 

"성함이라도 알 수 없겠습니까..?"

"괘념치마시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꼭 사례를 하고 싶습니다만...."

"넣어두시게."

 

그렇게 그녀는 자신을 붙잡는 촌장을 뒤로 한 채 유유히 마을을 떠났다.

 

 

 

 

 

 

 

 

 

 

 

 

 

 

 

베가본드 이보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진 볼 때마다 나랑 탱쿤이랑 미친듯이 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인화해서 소장하기로~~

저 미친 하체는 우짤 것인가 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