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디톡스에 대해 알아보던 중, 광고성 글만 잔뜩이고 의외로 제대로 된 후기가 많지 않다는 것에 놀랐다. 그래서 작심하고 작성하는 솔직생생 후기.
1. 들어가며
레몬디톡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복합적이지만, 1차적으로는 건강이다.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당뇨셨고 부모님 모두 당뇨이시기 때문에 언제 오느냐의 문제일 뿐 99.99%의 확률로 당뇨병 확정이다. 동생이 말하길, 내가 평생 동생에게 했던 말 중 "우리가 죽을 때는 10%는 불의의 사고로 죽고, 90%는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죽게될거야"라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_-
당뇨이거나 pre-당뇨인 사람들은 단거라면 숨넘어간다. 나역시 초콜렛이나 케익같은 달콤한 음식에 사족을 못쓰는데, 이런 나자신이 싫으면서도 계속 먹는 나의 숙명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ㅠㅠ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속의 독소를 제거해준다는 주 목적이 마음에 들었고, 인스턴트 음식과 육식에 너무 젖어있는 나의 입맛을 건강하게 바꾸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두번째는 당연히 다이어트.
나는 근육이 거의 없는 물살 체질이라 살이 찌면 찌는대로 확 티가 나는데 원래 날씬하지도 않던 터에 연애하고 맛있는거 먹으러 다니면서 토실토실 살이 올랐고, 올초 공항으로 발령난 후 불규칙한 식사시간과 조미료 듬뿍 들어간 음식으로 식습관이 엉망이 되버리면서 몸무게는 더 늘어버렸다.
다이어트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신나게 먹기만 하다가 얼마 전에 옷 사러 갔는데 영 맵시가 안나는거다. 웬만하면 예쁘다, 잘어울린다 하며 팔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점원 언니조차 "얼굴은 작으신데 보기보다 살집이 있으시네요.."라며 난감해할 때의 굴욕이란 -_-
충격받아 조금씩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던 도중에 새로 전입해서 온 언니가 레몬 디톡스 열흘만에 5kg감량했다는 말에 솔깃하여 할까말까 고민하던 중 규님이 자기도 독소를 빼야겠다며 같이 하자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이 세번째 이유다.
부가적으로는 레몬디톡스 코리아 모델 이하늬에게 자극 받아서? ㅋㅋ 이하늬가 미스코리아 할때도, 드라마 나올때도 별로 관심 없었는데 채널 올리브에서 비건 레시피 요리하는데 너무 예뻐보이더라. 말도 조근조근하게 잘하는게 사랑스럽고, 덩치 있지만 탄력있게 날씬한게 딱 내가 원하던 몸매!! 그런 이하늬가 선전하는 걸 보고 사겠다는 결심이 굳어졌으니 이게 광고의 효과가 아니겠는가~
2. 레몬디톡스 14일(2012. 8. 4 ~ 17)
레몬디톡스 코리아(www.lemondetox.co.kr)에서 바로 급 주문한 레몬디톡스 7일 풀세트! 레몬즙 포함 109,000원이다. 그냥 일주일치 하루 세끼 식사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건 마달발 니라시럽. 일부 홈쇼핑 상품에서는 메이플 시럽을 대체로 파나본데 이전에 레몬디톡스 시도했다던 직원들이 하루이틀만에 그만둔 걸로 미루어 니라시럽이 진리인듯? 그냥 정품을 믿는걸로~
제조법은 간단하다. 니라 시럽을 계량컵에 140ml 담고
레몬즙을 140ml 담고(생레몬즙을 짜야하지만 게으른 나는 100%라는 레몬즙으로 대체)
지방을 연소시킨다는 카옌페퍼를 1티스푼 넣어주면(매운걸 잘 못먹는 나는 반티스푼만) 원액완성~
이걸 물에 희석하여 하루종일 2리터를 먹고, 생수를 추가적으로 2리터 마시는 것이다.
첫날은 달달한 간장맛에 적응 못해서 고생했다. 너무 맛있다던 몇몇 블로거님들의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독특한 맛인데, 이틀째부터는 배가 고파서 그런지 먹을만 했다.
3일차까지 허기지고 기력딸려서 '못하겠다'라는 생각 들었으나, 4일차부터는 의외로 쌩쌩하게 아침에도 빠딱빠딱 잘 일어났다.
5일째부터는 세안할 때 피부가 보들보들해졌다고 스스로 느꼈고, 6일차에는 바르면 떡지던 BB만으로도 얼굴에서 광채가 남 -_- 기분탓일수 있지만 정말이다. ㅎㅎ 먹은게 없고 영양분이 없어서인지 이후에도 여드름이 올라오려고 몇일동안 애만 쓰다가 사라졌다.
5일정도 하고 났더니 2주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니라시럽과 레몬즙만 1주일치 추가로 구매했다. 이때쯤 회사에 레몬디톡스 열풍이 불어 86년생 동생부터 61년생 아저씨까지 너도나도 주문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게 쉬워보였던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ㅋㅋㅋ
6일째에는 때려치고 싶을 만큼 힘들었는데, 7일째에 회복된거 보니 기력이 딸리는 주기가 있는듯?
7일째 부터는 음식 생각만 나서 끝나면 언제 뭘 먹어야 할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8일째부터는 힘들게 빼는 살인데 앞으로는 건강식을 먹어야 할거 같아서 직접 야채칩 만들어 먹으려고 리큅 식품건조기 구매하고, 와플메이커도 탐났으나 지름신 강림한거같아 일단 보류 ㅎㅎ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요리를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함. ㅋㅋ
11일째에는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고 12일차부터는 레몬물이 지겨워졌다.
어쨌든 14일간 유혹을 참으며 끝내고 났더니 후련하더라.
배변활동을 촉진시키는 알로에분말정. 나는 바다소금 먹기 싫어서 알로에정을 꼭꼭 챙겨먹었는데 14일 동안 화장실 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루에 한번에서 많이 가는 날은 5~6번까지 갔는데(수분 제외) 내 몸에 노폐물이 이렇게 많이 쌓여있었나 하는 죄책감에 많이 반성했다.
내가 좀 우직한 면이 있어서 프로그램 실행하는 동안에는 옆에서 왕만두를 먹어도, 고기전 먹어도, 수박을 먹어도, 집에서 파전을 부쳐먹어도 꿈쩍도 안하고 레몬물만 마셨다.
알로에정 3알씩 세번 꼬박꼬박 먹고, 생수 2리터 마시고, 홍삼이랑 비타민 등 건강보조제 다 끊는 등 책에서 하라는거 하나도 안빼놓고 꼬박꼬박 따라했다.
다행히 근무 스케쥴도 가장 편한 시기였고 주중에 회식이나 약속도 없어서 2주를 성실하게 이행할 수 있었다. 먹는게 낙인 우리커플의 데이트는 규님이 그만두고 내가 계속하면서 뜸해졌지만. ㅎㅎ
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일주일해서 3키로 빠지고 열흘해서 5키로 빠지면 2주일하면 7~8키로는 빠질거고 약간의 요요 감안해도 5키로는 빼겠다고 예상했는데 2주간의 최종 결과는 4.6kg 감량. 나의 경우는 프로그램 자체가 힘들었다기 보다는 진행하는 동안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게 더 스트레스 였던거 같다.
몸의 독소가 빠진 건지도 불확실하다. 책에는 독소가 빠지면 혀의 설태가 없어지고 분홍색으로 변한다고 하는데 나는 2주 내내 설태가 있었다. 설마 내몸에 독소가 그렇게나 많은거? -_-;;;
3. 보식 5일 (2012. 8. 18 ~ 22)
첫날에는 바나나주스, 토마토주스, 자몽주스와 골드키위, 복숭아, 포도 같은 물이 많은 과일, 리큅건조기로 말린 감자, 당근, 고구마를 조금 먹었다. 이날 깜빡하고 알로에정을 3알만, 물은 1리터 조금 넘게 밖에 못마셨다. 보식 기간에도 알로에정 3알씩 세번과 물 2리터는 챙겨먹어야 한다.
둘째날에는 수박, 복숭아, 건야채, 샐러드, 참외를 먹었다.
셋째날에는 수박, 잣죽, 바나나마주스와 사과마주스.
넷째날에는 바나나주스, 샐러드, 참외, 수박, 건야채. 이날부터 알로에정을 끊고 미리 만들어 놓은 바나나 식초를 먹기 시작했다.
마지막날에는 복숭아, 수박, 송이버섯죽을 먹었다. 죽 먹으면서 디톡스 이후 처음으로 김치 한조각을 먹었는데 원채 매운 걸 못먹지만서도 귀가 얼얼할정도로 매웠다. 후각과 미각이 초예민해졌달까.
보식이라는게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생선은 물론 유제품, 계란도 안먹는 완전한 비건 생활(튜나 샐러드 먹으면서 야채에 붙어있는 참치조각, 송이버섯죽에 들어있는 쇠고기를 섭취했지만 극소량이고 작심하고 먹은게 아니므로 패스)인데 난 언젠가는 채식주의자가 되길 바라면서도 너무 힘들었다. 나중에 콩고기라도 먹어야할듯. ㅠㅠ 그러고보니 밀가루 음식도 20일정도 끊은 셈이다. 확실히 건강해진다는 느낌은 들었다. 보식하는 5일사이에도 몸무게는 조금 줄어서 최종적으로는 4.9kg 감량했다.
보식까지 철저하게 하는 나를 보고 사람들은 독하다고 혀를 내둘렀지만, 난 그만큼 성공적인 다이어트가 간절했을 뿐이다. 예전에 비욘세가 드림걸스 시사회 앞두고 2주동안 레몬디톡스 하면서 9kg 감량했다는 기사를 보고 "미쳤나봐, 어떻게 2주동안 음식을 안먹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그러고 있더라. -_-
보식이 끝난 다음 날은 오랫만에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었다. 아침은 복숭아와 바나나로 시작했으나 점심엔 통돼지 김치찌개에 밥한공기와 라면사리까지 뚝딱 해치우고, 저녁은 토리촌에서 한방보쌈과 도토리묵무침은 물론 도토리전, 도토리 수제비와 도토리 국수 흡수. 2차로는 이태원에서 칵테일 두잔까지. 근데 오랫만에 포식하고 났더니 소화도 잘 안되고, 2주 넘게 기다렸던 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다. 먹는 즐거움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곧 익숙해 지겠지만~ ㅋㅋ
4. 마치며
아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씹는 즐거움이 낙인 사람은 다신 안한다며 힘들어했고 규님같은 경우는 자기가 먼저 하자고 해놓고는 내가 이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신경질적으로 변하더니 5일만 하고 보식 들어갔다. 그래도 다들 나보다 많이 빠졌다. ㅠㅠ 원래 좀 퉁퉁했던 회사동생(여자)은 일주일동안 5키로, 덩치 있으시던 40대 차장님은 하루에 1키로씩 빠지셔서 많이 슬림해지셨다. 말랐는데 배만 나온규님은 5일만에 4키로 빠졌다. 규님은 일반식 하면서 2키로 요요오긴 했지만 책에서 1~2키로 요요는 당연한 거라고 했고(장이 다시 차니까), 나 역시 일반식하면서 0.8kg 늘었는데 식사조절하면서 유지중이다.
일단 나는 레몬 디톡스 결과에 만족한다. 살빼고 나니 여자로서의 자신감도 생기고, 몸을 한번 정화했다는 느낌이 좋다. 앞으로 건강식만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레몬 디톡스는 출산하고 살뺄 때나 하려고 했는데 1년에 두번 정도 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내년 초에 다시 한번 도전? ㅎㅎ
단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면 비추이고, 몸의 독소를 제거하겠다는 생각이라면 해볼만하다. 나는 감량욕심에 2주했지만, 7일에서 10일정도가 적당한듯. 그 이하는 detox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유지는 역시 운동으로! 아래는 앞으로의 나의 다짐.
- 일주일에 네번 이상,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
- 일주일에 여섯번 이상 복근 운동
- 잠들기 4시간 전부터 금식
- 먹고 싶은 음식은 주중에 한번, 주말에 한번 맘껏 먹고, 이외 식사는 가볍게, 건강하게 먹기
- 하루에 물 2L 이상 마시기
앞으로 평생 이 몸무게를 유지하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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