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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집

페럿 입양기

어렸을 때부터 학교 앞에서 팔던 병아리, 금붕어, 거북이, 햄스터, 십자매, 토끼, 고슴도치 등등 온갖 동물을 다 겪고 친정에 멍멍이 두마리까지 남기고 온 나와는 달리 남편은 단 한번도 애완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본인은 너무너무 키우고 싶었지만 어머님의 반대에 부딪혀 독립하면 꼬옥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살겠노라 다짐했던 남자 ㅎㅎ

결혼 전부터 첫 애완동물로 페럿을 키우고 싶다고 노래하더니, 결혼 직후 나의 폭풍출장에 신혼집을 홀로 지키는게 힘겨웠는지 내 출장이 끝나자마자 입양을 결정!

 

유기페럿 입양도 고려하였으나 처음이니만큼 페럿계에서 가장 크다는 인터쥬에서 입양하기로 했다.

분양가능한 페럿이 항상 보유되어 있는게 아니고 그나마도 예약자 우선제라 몇주 기다린 끝에 지난 주말에 구경갈 수 있었다.

처음에 페럿이 뭔지도 몰랐던 난 당연히 가장 고급져보이는 '화이트 블랙아이(온몸이 하얗고 눈이 까만 아이)'를 생각했는데 남편은 '솔리드 블랙 세이블(온몸이 까맣고 입주변만 하얀 아이)'이 가장 페럿답다길래 블랙세이블 여아를 점찍어두고 갔었다.

인터쥬에 도착하니 수십마리의 패럿이 쿨쿨 잠자고 있었고, 사장님은 우리가 원하는 블랙세이블 암수 한쌍과 '블랙미트(발에 흰장갑낀 아이)'처럼  암수 한쌍을 보여주셨다.

암컷은 수컷보다 확실히 작았고, 네마리를 케이지에 넣고 관찰하니 어느정도 성격이 구분되기 시작했다.

케이지에 있는걸 못참고 철망을 물어뜯고 난리치는 아이, 사람들에게 관심없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아이 등등 ㅋㅋㅋ

마지막까지 블랙세이블 여아와 블랙미트 남아를 두고 고민하였으나, 내가 처음 안아본 블랙미트 남아를 너무 좋아하자 결정권자이던 남편은 결국 원래 계획과 달리 수컷을 선택했다 ㅎㅎ

 

다른 페럿들에 비해 덩치가 커서 귀여운 맛은 덜하지만, 건강하고 활달하고 성격도 무던하여 같이 살기 괜찮을 것 같다는게 남편의 총평.

난 그냥... 장갑이 예쁘게 잘 입혀지고 코도 까매서 잘생겼다는 사장님의 말에 홀랑 넘어감 ㅋㅋㅋㅋ

칭찬 때문이 아니라 내눈에도 울아가가 젤 이뻤음... 페럿계의 장동건임 +_+

성별이 바뀌어서 미리 지어놓은 이름도 '기요미'에서 '왓슨'으로 변경 ㅋㅋㅋㅋ

남편은 이름 부를 때마다 자기가 셜록이 된 기분이 되고 싶다고 ㅋㅋㅋㅋㅋㅋ

 

결제는 즉시 했지만 사정상 바로 같이 살 수 없어서 내가 샌드위치데이 휴가를 낸 오늘에야 데려올 수 있었다
몇일 사이에 페럿은 열마리 정도로 확 줄어들었고, 블랙세이블과 시나몬(털이 금색인 아이) 중에서 고민중이시던 부부가 왓슨보고 넘 예쁘다고 칭찬해주셔서 의기양양~

다른 손님들도 다 예쁘다고 데려가고 싶어했다는 사장님 말에(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ㅎㅎ) 또 으쓱으쓱 ㅋㅋㅋ 

박스에 담겨 벅벅거리는 왓슨과 함께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

행동을 잘 관찰하라는 남편의 지시에 따라 실시간으로 보고드렸다 ㅎㅎ

 

 

남편에게 전송했더니 귀엽다고 반차쓰고 퇴근하겠다고 난리가 남 홍홍홍~

 

 

아빠 어그랑 사투

우리 현관 늠 드럽네....

 

 

 

코스트코 장바구니도 구경

 

 

웰치스 탐험

 

 

​호기심많고 체력이 좋아서 마루를 몇바퀴째 계속 돌아댕김 ㅎㅎ

우리 소파가 낮아서 혼자 올라가고 미끌어져 내려오고도 잘한다

첨엔 흥분해서 사료 줘도 안먹고 도도도도 돌아다니더니 몇시간만에 적응 완료하고 밥그릇 다 헤집어놓고는 낮잠 한숨 땡기심

어쩐지 사고도 많이 칠거 같은 *_*

 

배변훈련을 걱정했는데 화장실을 케이지에 넣어줬더니 킁킁 냄새맡고 뿌직

딸기 씻고 있는데 발밑에서 낑낑대길래 혹시나 해서 케이지에 넣어줬더니 바로 화장실에 끙아

이건 뭐 훈련이 필요없는 천재여 ㄷㄷㄷㄷㄷㄷㄷ

 

페럿의 수명은 10년

그 사이에 아이도 낳고 이사도 가고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한번 입양한 이상 마지막 숨 거둘 때까지 책임지자는게 우리 부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많이 사랑해주고, 많은 추억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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