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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집

멀고 험한 미니멀라이프의 길

나에게 미니멀라이프는
"불필요한걸 짊어지고 가지 않는 것"

미니멀리즘에 매몰되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을 무조건 버릴 필요는 없고
(물론 대다수는 없어도 삶에 지장없는 물건이겠지만)
본인이 원하는만큼만 가지고 사는 것이 올바른 가치관인 것 같다



내 미니멀라이프의 시작은
멋지다고 생각하는 블로그 이웃 한분이 계신데,
그분이 실천한 25벌의 옷으로 가을•겨울 6개월을 보내는 프로젝트에 필이 꽃히면서부터다

결혼전 나는 보통 2-3년에 한번정도 옷장정리를 했다
제대로 세어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버린 양으로 추측컨데 한번에 3-40벌정도씩 기부하거나 버린거 같다
그러고도 항시 2단옷장 두개가 꽉꽉 차있었고 입을 옷은 여전히 없었는데
25벌이라니 엄두가 나지 않으면서도 멋져보였다 +_+

옷장정리를 하면서 겸사겸사 집정리 +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5월에 신혼집에서 이사한 빌라는
평수는 신혼집 오피스텔과 차이가 없지만,
방이 한개 더 많아서 집이 좁게 느껴졌다
거기에 신혼집에 맞춘 가구들을 우겨넣다보니 더 좁아졌다;;;
최악인건 수납공간이 극도로 적어서 신혼살림 대부분이 밖에 나와있다는 점...
진작 집정리를 했어야 하지만 나는 임신중에, 남편은 공부중에 이사하느라 남이 정리해준대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신혼집에서부터 나와 남편의 겨울옷들은 친정과 시댁에 분산되어 있었음에도 옷방은 비좁았고,
오름이까지 생기면서 아기용품들 사고, 선물받고 하다보니 집은 터질 지경이 되었다 ㅡㅡ
개판오분전인 집에 아기를 들일 순 없어서 맘먹고 집정리를 대대적으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레슨 좋아하는 나
본격적인 집정리를 시작하기 전에 정리관련 도서를 독파하기로 했다
곤도 마리에의 <정리의 마법>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집청소에 가장 도움이 되고 실용적이었던건 <정리의 마법>
나도 마법사가 될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이다 ㅋㅋㅋ

세권의 책을 독파하고 추석연휴 때 집정리를 시작했다



옷정리


현재 집의 드레스룸 겸 창고

비포사진을 안찍어놓은게 아쉬비
이 사진이 비포 아니냐고 할수도 있는데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 깨끗해진거라 나는 볼때마다 뿌듯하다 ㅋㅋㅋ

전에는 발디딜 틈이 없었음...
여기서 라면박스 4개와 50리터 쓰레기봉투 1개 분량의 옷과 잡동사니가 빠져나갔다는 사실

이번에 옷정리를 하면서 깨달은 나의 문제
1. 같은 디자인을 색깔별로 갖고 있는 옷이 많다 ㅡㅜ
2. 인터넷으로 구매하다보니 사이즈, 옷감, 착용감 등에서 에러가 많다
3. 남들이 좋다는 제품들을 나에게 어울리는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검토없이 충동적으로 무분별하게 구매한다

내가 정리한 옷들은 주로
- 보풀, 얼룩, 늘어짐 등으로 입고 외출하기 어려운 옷 -> 이런 옷들을 집에서 입겠다고 모아놨는데 결국 집에서도 안입음 ㅡㅡ
- 유행이 지났거나 30대 워킹맘과 어울리지 않는 옷
- 입었을 때 짧거나 불편한 옷
- 디자인 또는 컬러가 겹치는 옷
- 체형상의 문제로 안입거나, 그냥 손이 안가는 옷
이 위주로 정리하고 나니 행거가 그나마 간소해졌다

가방, 신발 등의 잡화도 최근 1년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들은 과감하게 쳐냈다

 

 


작년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산 이국적인 핸드백도 한번도 안들고 나갔지만 눈 딱감고 기부했다

 



이렇게해서 총 65벌의 의류와, 가방, 신발 등을 포함한 21점의 잡화류를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했다
고가의 의류 중 상태가 꽤 양호한 십여벌은 동생이 검토하도록 양도했고
살빼고 입는다고 사놓고는 살이 안빠져서 입어보지도 못한 옷들은 중고나라에 내놨다
이마저도 거의 팔리지 않아 내가 얼마나 쓸데없는데 돈낭비를 했는지 절감할 수 있었다 ㅠㅠ

이랬는데도 남은 가을•겨울옷이 54벌이다
심지어 집에서 입는 옷, 속옷, 운동복, 신발, 가방, 악세사리는 제외하고 아우터, 상의, 하의, 원피스만 헤아린 것..
25벌의 두배가 넘지만, 차차 줄여나가야지 ㅠㅠ



화장품 정리


이전 집에서 찍은 사진인데 이정도의 화장품을 쓰고 있었다
기초화장품만이다...
남들이 좋다는건 다 한번씩 사봤는데
당연히 1년을 써도 반의 반도 못씀;;;
그렇다고 개꿀피부냐면 딱히 그런것도 아니다 ㅡㅡ


화장품은 사용기한이 지난 제품들은 많이 남아서 아깝더라도 싹다 버렸다
그래도 면세점에서 쟁여둔게 욕실캐비넷 한줄을 차지하고 있다...
색조도 안쓰는거, 구입한지 2년이상된 것들은 쓰레기봉투로 보냈다



 

도서 정리


책장도 넘 깔끔해진 애프터 모습만 있다 ㅋㅋ
꽤 큰 책장인데도 모든 칸에 책이 두줄로 꼽혀있었다 ㅡㅡ
남편아 십년전 사시할 때 보던 민법형법책은 왜 들고온겨 ㅋㅋㅋㅋ

여기서 다 읽은책, 읽다 말았으나 더이상 안읽어도 될 책, 영영 안읽을만한 책을 골라내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넘긴 책만 56권
그리고 그 이상 부피의 책을 재활용으로 내놓음
매입불가인 책 제외하고 15만원 받았으니 허투루 쓰지말고 살림에 보태야지 ㅠㅠ

중학교때부터 용돈모아 사들인 CD는 차마 손대지못함..
일본문화 개방되기 전 J-pop부터 스페니쉬팝까지 희소한 앨범들이 가득하다구~~
물론 거의 다 10~20년전 앨범들로 한물가긴 했지만..

 

그리고 구입한게 리디북스 페이퍼

생일선물로 남편에게 킨들을 받았으나, 영어책은 야심차게 사놓고 안읽기 때문에 ㅎㅎ

독서 해보겠다고 페이퍼를 또 구매함...

전자책을 몇권 구입해서 모유수유하면서 틈틈히 읽었는데 완전 강추다

스마트폰으로 버려질 수 있는 틈새시간을 최고로 활용할 수 있다



냉장고 및 음식 정리

 

이전집에 비해 좁디좁은 부엌에서 그릇은 손도 대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유통기한 지난 것만 버리는데도 음식물 쓰레기 3리터짜리 6봉지 나왔다
냉동실에서 시어머니가 주신 폐백 육포와 대추 화석이 발견됨 ㄷㄷㄷ
살뺀다고 사놓고 맛없어서 안먹은 퀘이커 오트밀 한뭉치 일일히 뜯어서 버리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ㅜㅜ
냉장고 정리는 1주일에 한번씩은 해줘야 묵은 음식이 안생기는 것 같다

 


추석연휴를 일주일 정도 지나서야 겨우겨우 마무리된 집정리

이제서야 우리집에 뭐가 어디 있는지 파악이 되었다 ㅋㅋ

 


정리의 마법 시연 후 교훈

1. 미리 쟁여두지 말것

아끼다 똥된다
읽었던 정리 관련 도서 중 어디선가 봤는데, 마트를 창고처럼 생각해서 떨어지면 마트에서 가져오면 된단다
절대 미리 사둘 필요 없다는 말씀

2. 버리고 살 것
=인앤아웃의 법칙
무언가를 사려면 무언가를 버려야 짐이 늘지 않는다
앞으로는 낡거나 불필요한 물품을 버려야 새물건을 들여놓는다

3. 충동구매 ㄴㄴ
나는 해야한다,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면
'롸인나우' 시행해야 하는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데
마인드 컨트롤로 고쳐보려고 한다


소유한 물건 외에도 삶 전반에 걸친 미니멀라이프를 이루고 싶었던 나


스마트폰 어플이케이션 정리

 

아이폰에서 생전 실행은 안시키면서 자리만 차지하는 어플들을 10개정도 삭제했다



스팸문자 정리

​그동안 무시하던 광고성 스팸문자도 날잡고 43개 차단했다

 


무료수신거부가 귀찮아서 안하고 있었는데,
쓸데없는 SMS로 산만해질 일이 없으니 삶이 훨씬 조용해졌다
스팸메일도 싹 정리하고 싶었는데 너무 광범위해서 거기까진 손을 못댔음...




SNS 정리

 

몸짱, 패셔니스타들을 팔로우하면서 쏠쏠한 정보도 많이 얻었지만
대부분은 관음증 해소 겸 킬링타임용이었던 인스타그램 계정을 탈퇴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인스타를 보느라 오름이와의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 내가 싫어서였다
아기와 함께 있을 땐 스마트폰을 안하려고 하는데
베이비어플을 쓰다보니 거의 항상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습관적으로 인스타를 확인하고

문득 얼마되지도 않는 아기와의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지 못하는 나자신을 발견했다

확실히 인스타 탈퇴하고 앱을 삭제하니 시간이 꽤 많이 남는다
자투리 시간을 아끼고 싶은 분들은 본인이 킬링타임으로 이용하는 앱(인스타던 페북이던 쇼핑몰이던) 하나만 삭제해보시길
꽤 많은 시간이 생깁니다 ㅋㅋ

눈팅만 하던 네이버블로그 이웃들도 한꺼번에 정리했다

맛집 블로거, 워킹맘 블로거, 미니멀리스트 블로거 등 정보성 이웃만 몇몇 남기고 쇼핑 블로거들은 삭제했다


블로그에서도 작성하겠다고 사진만 업로드하고 임시저장해놓은 비공개 포스트 69개를 삭제했다
앞으로는 임시저장 일주일 지나면 바로바로 삭제할 예정
어차피 묵혀놔도 기억도 희미해지고 안쓰게 되더라;;
SNS는 당분간 요 블로그만 할 계획!



바디케어 정리

 

출산 전에 끊어놓은 마사지와 필라테스도 복직하기 전에 부랴부랴 끝냈다
나에게 돈을 마니 투자한 것 대비 소득이 별로 없었다는게 슬프지만 ㅜㅜ
앞으로는 운동에 돈쓰지 않고 홈트와 스트레칭으로 대체할 계획
이미 몸에는 돈 쓸만큼 썼다 ㅋㅋㅋ
그런데도 몸짱이 안된건 걍 운명인듯...



복직한지 일주일인 지금, 정신없던 예전에 비해 삶이 꽤 심플해졌다

그럼에도 전보다 훨씬 정신없어서, 미니멀라이프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하지 않는 것에 정신을 분산하며 살기엔 오름이 낳고 너무 바빠져버리기도 했고..

이제 진짜 돈낭비, 시간낭비, 에너지낭비하지 말고 꼭 필요한 것만 품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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