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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voyage!

Eleven Madison Park, 뉴욕, 2015.4.19

뉴욕 최고, 미국 최고이자 전세계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레스토랑 Eleven Madison Park

예약이 매우 힘들다는 후기를 많이 보아서 예약이 가능한 방문일 28일 전 현지시간 9시에 바로 전화

원래 도착한 날 저녁에 먹으려고 했기에 토욜저녁 예약 안되냐고 물어보니 하루 차이로 이미 풀북 

그래도 감사하며 찾아간 EMP


 

 

수년째 미슐랭 3스타 유지중

 

 

 

Cheddar - savory black and white cookie with apple

단맛과 짠맛이 조화로운 웰컴쿠키 냠냠 :3

 

 

 

Morel - custard with trout roe and borage flowers

짭쪼롬한 푸딩

 

 

 

English peas - with buffalo yogurt and spirng garlic

 

 

 

Daikon - smoked, with lettuce and radishes

버섯같은 맛의 무요리

 

 

 

Eggs benedict - ham, asparagus and caviar

내가 꼽는 최고의 메뉴

'캐비어 에그 베네딕트'인데 아이디어 최고, 맛도 최고

저 뒤에 기요미 잉글리쉬 머핀 ㅋㅋ

먹는 내내 황홀 *_*

 

 

 

Radish - with pike and roe

예쁘지만 난 야채와 친하지 않아서 ㅎㅎ

 

 

 

식전빵

 

 

 

Hudson valley foie gras - seared with sorrel, amaranth, and fava beans

스페인에서 처음 푸아그라를 먹었을 때는 비린내가 너무 심해서 토하는 줄 알았는데, 잘 요리된 푸아그라는 정말 맛있다

이후 엄청난 파장을 불러온 요리...

 

 

 

 

Carrot - tartare with rye bread and condiments

생당근을 눈앞에서 갈아주면 옆의 재료들과 함께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는 코스

나 생당근 진심 별로 안좋아하는데, 당근맛이 전혀 안나고 아주 맛있었다

재료들을 적당량씩 덜어서 비벼야 하는데 남편은 담겨나온 모든 양을 넣었더니 짜다고 난리가 났음 




Lobster - butter-poached, with dandelion and ginger

 


​​

Asparagus - braised, with potato and black truffle

 

 

 

Spring veal - dry-aged, with ramps, lettuce, and bone marrow

맛있었지만 인상적이진 않았던 메인요리

남편이 안먹고 있길래 왜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도저히 못먹겠단다

너무 느끼해서 삼킬수가 없다며 계속 입에 물고 있으니 담당 서버가 바로 달려와서 "Are you feeling OK?" 하고 걱정하며 요리가 마음에 안들면 다시 해주겠다고 해서 다른 메인디쉬인 duck을 주문

메인요리를 두번 해주긴 쉽지 않을텐데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라는 마인드에 감동-

 

 

 

다시 가져다준 오리고기

하지만 남편은 한입 먹더니 마찬가지라며 포기

내가 다 먹고 싶었지만... 누군가 감시하는 느낌에 나도 한입만 먹어보고 남김 ㅜㅠ

남편의 추론 결과, 푸아그라가 문제였다

예전에 코스 요리 중 푸아그라를 먹었을 때도 푸아그라는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메인요리 먹던 도중 토했다고 ㅡ,.ㅡ

어쩐지 주문받으면서 알러지 없냐고 물어보며 예를 푸아그라와 캐비어로 들더라...

이렇게 비싸고 좋은 식당 와서 푸아그라 알러지를 발견한 웃픈 현실 ㅋㅋㅋ

남편은 푸아그라는 먹을 수 없는 천상 서민이라며 슬퍼하고, 난 앞으로 남편이랑 푸아그라는 먹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고~

 

 

 

Farmer's cheese - with honey, rhubarb and granola

남편의 슬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되는 느끼함의 향연

나만 느무 즐겁고 신남;;;

 

 

 

Whey - sorbet, yogurt, milk jam, and milk

드디어 새콤상콤달콤한 디져트 시작

 

 

 

Strawberry - poached, with vanilla and elderflower

개사기 - 불쉿디저트 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이랑 둘이서 게눈감추듯 먹어치웠다

지금까지 먹어본 달달이중에 최고!!!

 

 

 

Pretzel - Chocolate covered with sea salt

Chocolate - sweet black and white cookie with lemon verbena

쿠키는 가져와서 다음날 먹었다

 

 

 

 

마지막 티타임-

나는 제일 비싼 하와이 오하우 산인가에서 피는 무슨 꽃잎차를 시켰는데 맛은 사무실에서 마시던 현미녹차 OTL

 

 

 

가식적인듯 보이지만 사실 엄청 행복돋는 표정 ㅋㅋㅋㅋㅋㅋ

 

 

 

느낀점-

 

1. 한치의 오차도 없는 서비스

우리같은 경우는 의도치 않게 혜택을 제대로 본 케이스

남편 메인디쉬에서 문제가 생기자 아깐 틀림없이 영어로 얘기하던 서버가 달려와 한국말로 무슨 문제 있으시냐고 묻는다 ㅎㅎ

식당엔 아무 문제 없구요, 저희가 문제였어요 ㅠㅠ

손님만큼의 서버가 있는데 노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

화장실을 갈 때면 그 많은 서버들이 홍해처럼 갈라진다 ㄷㄷ

서버들끼리 수화로 고객의 필요사항을 체크한다는데, 직접 하는건 못봄

 

2. 여건만 허락된다면 와인 페어링이 정답

EMP의 와인셀렉션이 유명하다더니, 각 메뉴에 나오는 와인마다 음식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complete하는 느낌이다

우리같은 서민은 퀄리티 구분을 못하니, 그냥 저렴한 페어링으로 시켰는데도 만족도 200%

단, 채워주는 와인 다 받아 마시면 곧 만취상태가 됨 -_-

나랑 남편은 여섯코스 남겨놓고는 얼굴 벌개져서 진상 안부리려고 안간힘을 썼었다....

 

3. 미국 상류사회의 단상

우리같이 작정하고 온 관광객을 제외하면(거의 없음.. 우리와 중국인커플 뿐이었는데 그 커플은 돈이 많아보임...), 이런 파인 다이닝이 일상적인 사람들이 주요 고객이다

가십걸의 노총각/노처녀 편도 볼 수 있고, 엘리트 사위 테스트하는 장모님도 볼 수 있고, 사람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

 

 

남편님의 코멘트-

분명 요리도 잘하고 재료도 최고급인데,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고 한다

푸아그라부터 몇 코스를 고생해서 나오는 반응은 아니고, 아주 미국적인 맛이라 한국사람 입맛에 안맞는다고

내가 넘 맛있는데 먼소리냐 했더니, 넌 한국인이 본질적으로 싫어하는 맛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ㅡ,.ㅡ

난 지금까지 내가 아주 보편적인 입맛을 가진줄 알았음...

남들은 눈 딱 감고 먹는 요리를 나는 진정 즐기면서 먹는거라니까, 그제서야 해외출장가서 3일째만 되면 힘들어하시던 차장님들이 이해가 되었다 ㅋㅋㅋ

뭔가 내가 생당근을 억지로 먹듯이 외국음식을 드시고 있었던 거구나 ㅠㅠ

 

 

 

해프닝은 있었지만, 나에겐 과분할 정도로 화려하고 만족스러웠던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