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 : 나는 애들을 안좋아한다
막 소름끼치게 싫어하는건 아닌데 그냥 관심이 없고 어찌 대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자기 자식 낳으면 달라진다고들 하지만 일단 난 내새끼가 없으니까;;;
하나도 안예쁘고 안귀여운 애들 보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기도 거북하다
(SNS에서 객관적으로 전혀 안예쁜 애들 서로 칭찬하는 사람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요새는 모임에 가면 자기 애를 데려오는 친구가 종종 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반복되면 나같은 타입은 좀 짜증이 난다
일단 엄마의 케어가 필요한 애가 함께 하면, 사람들의 관심은 아이에게 집중된다
애가 정말 너무 순해서 눈망울 굴리고 숨만 쉬며 있는듯 없는듯 하면 모르겠지만, 애들은 인형이 아니니까 -ㅅ-
물론 보통 나보다는 애를 좋아하거나 잘 돌보는 친구들이 80% 이상 책임져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너를 만나러 왔지 너의 애를 보러온게 아니야
라는 불만은 강하게 자리한다
이런 자리에 가면, 오랫만에 좋은 사람들 만나서 반갑고 즐거운 마음보다는 진이 빠지고 허탈한 느낌이다
미혼이거나 아이가 없는 친구들이 대다수인 모임에 굳이 아이를 데려오는 엄마의 심리는 뭘까
근본적으로는 "사회생활도 육아도 포기할수 없어서"겠지
집안에서 아기와 씨름하면서 얼마나 갑갑할지 이해가 가면서도, 친한 사이니까 당연하게 아이를 동반하는 그들의 행동은 솔직히 뻔뻔스럽게 느껴진다
(가끔 정말 대놓고 뻔뻔한 사람도 있다 - '너희가 내 애 보는 동안 나는 좀 쉬고'라는 주의)
사실 대안이 없는게 아닐텐데 말이다
일반적으로 친정이건 시댁이건 남편이건 누군가에게 맡기겠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키즈카페같은 곳에서 만날 수도 있다 (그 정도 배려는 해줄 수 있다)
애 때문에 외출이 어려운 친구를 위해 내가 그네 집을 찾아간 적도 있는데, 이 경우는 내가 아이와 함께하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니 당연히 불만이 없다
무엇보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아빠들은 모임에 애를 데려오지 않는다
애를 봐야하는 경우라면, 모임을 안나온다
육아용품 바리바리 싸들고 애기 들쳐안고 혼자 모임에 나오는 남자 한번도 못봤다
적어도 내가 아는 남자들은 그렇다
난 이건 '집중'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의 경우 '자존심'도 한몫 하겠지만)
어떤 관계던 '상대방'에게 집중하는게 맞다
아이를 봐야 한다면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싶으면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집중해야 하는데, 본인은 물론 모두의 관심을 분산시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만든다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오히려 아이 덕분에 생동감 넘친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난 그런 시간이 정말 아깝다
그래서 요새는 아이를 데려온다는 친구가 있으면 그 모임은 가능하면 안가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엄마가 되더라도 공식적인 '아이동반' 모임이 아닌 이상 지인들과의 자리에 아이를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
그게 내 본연의 모습을 자유롭게 즐기는 방법이자 나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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