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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h blah

세상의 모든 아이는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난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나마 내가 예뻐하는 아이 또래는

아장아장 걸으면서 아직 말은 못하는 기간의 아가들

(아마도 12개월~24개월 사이)

그 전에는 제몸하나 못가누고 손이 많이 가서 별로

그 후에는 시끄러워져서 별로

세상 아이들의 95% 이상이 별로였던 사람이다 ㅋㅋ

 

임신기간 중에 친구들은

"야 막상 네 애 생기면 달라져"

라며 핀잔을 주었는데

그들이 우리집에 와서 내가 오름이 대하는걸 보고는

진짜 쿨한 엄마라고 ㅋㅋㅋ

내 딴에는 나름대로 애정 겁나 쏟고 있는건데 ㅋㅋㅋㅋㅋㅋ

뭐 워낙 애교도 없고 사소한 거에 벌벌 떠는 성격이 아니라 그런거 같다

사소한게 내 일이면 벌벌 떠는데

애는 어쨌거나 나 자신이 아니니까 ㅋㅋㅋ

 

이런 나에게 내 아이가 생기고 나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모든 아이가 다 오름이만큼 예뻐보인다는 것이다

 

친정에서 몸조리할 때 오셨던 이모님

밑도끝도 없이 울기만 하는 오름이 때문에 어쩔줄 모르던 나에게

"애는 잘못이 없어 다 어른 잘못이야"

라는 명언을 남기셨고

그 말을 들은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물론 나도 엄마가 처음이지만

난 어른이고

주변에 조언도 구할 수 있고

내가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도 있고

이도저도 안되면 애 맡기고 나가서 기분전환이라도 할 수 있지만

오름이는 이 세상에 나하나밖에 의지할 곳 없는거다

 

한참 분노조절 안될 때에는 남편에게

"아동학대하는 사람들 마음이 이해가 간다"

며 막말도 했다

솔직히 아이가 제멋대로 굴 때 이런 생각이 드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때 실행에 옮기느냐 안옮기느냐의 차이는

아이를 어떤 존재로 인지하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나 없으면 먹지도 앉지도 자지도 못하는 약하디 약한 존재

조금 더 크더라도 일정기간은 관심과 애정이 무한정 필요한 존재

내가 세상에 내놓았으니 내가 온전히 책임져야하는 존재

이걸 깨달으면서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오름이를 중립적으로 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받아야하는 사랑을 못받는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다

 

개그맨 홍인규가 가정에 충실한 이유 : http://m.bboom.naver.com/board/get.nhn?postNo=2339584

 

나는 홍인규라는 사람을 전혀 모르지만

7살 홍인규가 어떤 마음으로

엄마를 찾아 인천에서 서울까지 걸어갔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그래도 비뚤어지지 않고 저렇게 사회에서 제역할 하는 사람이 된 모습을 보면

할머니의 사랑도 본인의 의지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저렇게 누군가의 사랑이라도 받는다면 다행이지만,

어떤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어딘가에서 방관되고 고립된 아이들도 분명히 있겠지

 

그 아이가 누구의 자식이든,

어느나라 사람이든,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사회는 사랑을 베풀어야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후원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어떤 사정이건 어른들의 '이기적인' 이유로 인해

받아야할 사랑을 처음부터 못받는 아이들-

이미 컴패션, 들꽃피는 마을 등 몇군데를 후원중이어서

큰 금액을 후원하지는 못하지만

엄마가 된 후 첫 후원결연인 만큼

그 아이들에게는 작은 사랑으로나마 느껴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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